[2002/12/21] 제1회 로시뇰배 보더크로스 대회

로시뇰배 보더크로스대회 아니 정확하게는 "보더크로스 이벤트"를 참가 했었습니다.

우선 보더크로스라는 말을 걸고 하는 대회가 처음인지라 혹해서 신청했습니다.
또, 새로 개장한 LG 강촌 리조트에서 한다기에 리조트 한번 구경 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세계적인 회사인 로시뇰의 이름을 걸고 하기에 상금도 많고 신뢰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이래 저래 우여곡절 끝에 끝난 대회의 경험담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우선, 대회공지가 있은 후에 많은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대회들은
대회마다 그 특징이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규정이나, 참가 자격, 대회
코스등... 하지만, 아무런 공지도 없었고 대회 일주일 전인데도 아무데도 공지가
없었습니다. 제일 먼저 의심이 나는 것은 대회 당일날 어디로 집합해야 하는 것인가
했습니다. 그래서, 로시뇰사 홈페이지(kr.rossignol.com) 에 문의를 해 보았지만,
답변은 이벤트 회사에 알아보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벤트회사 홈페이지는
없고해서, 메일과 전화를 해서 연락했습니다. 어디어디로 오라는 답변을 받고는
대회 당일날 집합하였습니다.

막상 대회 당일날 가니 솔직히 좀 답답하더군요. 보더크로스 대회라는 말의 구색을
맞추려 기물은 웨이브 모글, 뱅크, 점프코스가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대회 방식은
말대로 대회(Competition)이 아니었습니다. 정해진 코스를 제일 빠르게 통과한 사람이
우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제일 근사하게 들어오는 사람이 우승을 한다는
규정이더군요. 속도경기는 알파인 참가자들이 너무 유리하다는 이유라 합니다.
(그러면 모 대회 처럼 알파인 참가자를 신청을 받지 않던가 했으면 되는데..쩝)

처음에 나온 대회 방식은 이랬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제일 정확히 들어오는 사람을
32명을 뽑아서 본선을 같은 방식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경쟁을 하는 대회가 아니라 일종의 이벤트입니다. 예전에도 일부 업체등에서
이런 행사를 벌인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대회 이전에 제가 여러차례 규정및 기물등을 알아보려고 했었지만, 대회 당일날
이런 말을 들으니 좀 힘이 빠지더군요. 전날 새벽까지 열심히 에징에 왁싱 까지 한
노력도 허사고, 3만원의 참가비도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이런한 문제점을 제기 하였습니다. 저 말고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나 봅니다. 이의를 제기 하니 하는 말이 더 걸작이더군요. '대회 규정은 상황에
따라서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결론적으로 대회 내내 정말로 확실한(?)
답이 되었습니다.

강당에 집합해서 대회 설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규정이 바뀌더군요.
2번 주행을 하는데 1번은 제일 빠르게 들어온 사람우선(50%), 2번째는 정해진 시간
에 정확히 들어온 사람(50%) 점수제로 한다고 했습니다. 이 방식으로 32명의 본선
진출자를 뽑고, 본선도 같은 방식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약간의 수정안 이었지만,
그런대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더 우스운 것은 대회 코스를 보면서 입니다. 강촌리조트에 팬더코스에 보더
크로스 코스를 만들어 놨습니다만, 이 팬더코스는 완전 초보자 코스입니다. 용평의
옐로우 코스와 같은 경사입니다. 출발지를 재브라코스 약간 위에서 출발 하긴 했지만
속도가 전혀 나지 않은 코스였습니다.

기물도 모글(웨이브) - (정확한 말로는 Roller)와 벽(Banked Turn)도 설치가 되었는데
간격이나 크기가 속도에 전혀 맞지가 않았습니다.



[처음에 공지된 대회규정]


[보더크로스대회 코스]


[보더크로스 출발선]


[Roller (웨이브) 코스]


[보더크로스 - Banked Turn 코스]


[보더크로스 - 마지막 점프 코스]

참가한 사람들을 보니 모두들 쟁쟁한 실력자들 이었습니다. 지난 H리조트에서 하는
O배 대회에서 만난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만들어진 코스는 완전히
애들 장난과도 같았습니다. 아무리 내려와도 속도가 나지 않고 엉성한 롤러와 뱅크에
모두들 넘어지고, 속도가 나지 않아 포기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무려 100만원(1등)이라는 대회가 정말로 이런식이라니 정말로 황당하다는 말 밖에
표현이 없더군요. (이제는 100만원이 우스운 돈이 된건가요?)

문제는 대회 진행동안 현장에서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마이크시설도 설치가 되지 않아서 공지및 통제는 사람의 입으로 띄엄띄엄 전달
되었기에 혼란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대회 중간에 연예인팀(심바)의 스케줄
이유로 예선 선수들 중간에 끼어서 연예인들이 타기도 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들어와야 하는 2차 예선 때에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정말로 우스운 광경이 연출 되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매우 느렸기 때문에
결승선 앞에서 속도를 늦추고 일부러 넘어지는 척도 하고..
물론 시계를 본다던가 고의적인 모습이 보이면 안된다고 하는 규정을 말로
설명하긴 했지만..

예선 1차 시도와 2차 시도를 하고 나니 대회 장소를 철거 하더군요. 본선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 자리에서 규정이 바로 바뀌는 현장이었습니다. 예선 결과로 순위를
발표한다고 하더군요. 암튼, 전 이제는 아무런 기대도 없었고 대회라는 생각도
안들어서 뭐가 되었던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벌어지는 원메이크 대회를
참관 했습니다.

아직 오픈하지 않은 재프라 코스에 점프대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 크기나 경사가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프로 & 준프로 선수들이 참가해서 덕분에 나름대로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신설로 새로 만들어서 그런지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서 그런지
큰 부상자도 없었습니다.



[원메이크 대회 점프대]


[위에서 본 점프대]


[점프대2]


[원메이크 대회 1]


[원메이크 대회 2]


원메이크 경기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보더크로스 경기 본선을 한다고 하더군요.
대회를 마치겠다고 한 말은 리조트관계자의 말이었다고 합니다. (예선은 팬더코스
전체를 사용했기 때문에 리조트에서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다시 재프라코스에 부랴부랴 보더크로스 코스를 만들었습니다.

규정은 다시 바뀌었습니다. 3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리고, 정해진 시간안에 들어오는
방식으로 한번만에 우승을 가리겠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규정이 어떻게 바뀌던
그저 조용히 참가해주자 라는 마음으로 자포자기가 되더군요.

결국에는 거금 100만원 1등 상금은 결승선 앞에서 바인딩 풀고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추어 다리를 드리민 사람이 1등을 했습니다. 2등은 마음속으로 35초(정해진 시간)
맞추는 연습을 했다던 선수가 했습니다. - 이 사람은 정말로 노력과 연습의 결과 입니다.

이 밖에도 사소한 것들이지만, 행사진행상의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사소한 문제들은 어떤 행사나 있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대회으 성격과 규정이
사전에 제대로 공지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사를
보고 답답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사소한 불만이야 의례 있는 거니 불만있는 사람들은 갈테면 가라'라는 진행진들의
말을 지나쳐 들으며, 그래도 추운데서 그렇게 고생하며 시상식까지 지쳐보며 있었습니다.
리조트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정말로 씁쓸한 마음으로 강촌 리조트를 떠났습니다.

전 이 사건(?) 때문에 로시뇰과 강촌리조트에 괜한 불쾌한 선입견이나 갖지 않도록
스스로 마음을 다독여야 할 것 같습니다.

--->KOON<---